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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모든 고양이에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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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ogueMaster 작성일21-04-29 14:5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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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ring must come to all cat
 봄은 모든 고양이에게 온다







시리도록 춥고 서러웠던 겨울도 잠시, 어느새 시간은 흘러 바야흐로 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봄이 오는 것이 참으로 눈물 나게 반갑다. 겨울은 여러모로 길 고양이들에게 너무도 혹독한 계절이기에. 우리 집 고양이들이 다 길에서 온만큼 나도, 애들도 겨울의 힘들었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봄이 왔다고 겨울을 잊을 순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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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을 회상해본다. 매서운 바람이 몰아친다. 숨을 들이마시면 폐까지 얼어붙는 듯한 추위가 느껴진다. 나는 마치 에스키모처럼 두꺼운 옷으로 잔뜩 무장하고 가방에 사료와 물을 가득 채워 산을 오른다. 산에 도착하면 보이는 모습은 늘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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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하나같이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추워서 눈도 잘 뜨지 못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가 고파서, 목이 말라서, 야속하게 얼어붙은 물그릇과 바닥이 보이는 밥그릇 앞에서 덜덜 떨며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꽁꽁 언 물그릇 속 얼음을 부숴 꺼내고 깨끗한 물을 부어주면 길고양이들은 허겁지겁 목을 축인다. 지금이 아니면 또 금세 물이 얼어버린다는 것을, 당분간 또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음을 길고양이들은 수없이 많은 경험으로 뼈저리게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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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고양이들은 혹독했던 겨울을 몇 번이고 겪어왔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길고양이들은 여전히 겪고 있다. 많은 길고양이가 혹독한 계절을 무사히 견뎌내기도 하고, 버텨내지 못하고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그리 떠난 아이들은 떠나고 나서도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다.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사체는 이내 꽁꽁 얼어버려 떠난 자리에서 바닥에 완전히 달라붙어버린다. 그렇게 달라붙은 사체를 끙끙대며 떼어내서 묻어주던 일들도 나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너무나 쓸쓸하고, 외롭고, 춥고, 서러운 죽음이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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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은 길고양이의 얼어붙은 몸이 녹을 수 있도록 충분히 따뜻하기를. 인간에게 상처받은 길고양이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겨울을 버티지 못하고 떠난 많은 길고양이가 가는 길에 발이 시렵지 않도록 봄기운에 힘입은 푸릇한 새싹이 돋아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봄날의 따스함이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이들의 마음도 조금만 데워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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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달라고 강요할 순 없지만 적어도 해코지는 말아주길 바란다. 그저 태어났으니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뿐인 길고양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안온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길 위의 동물들이 함께 공존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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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이삼
유튜브 ‘22똥괭이네’ 집사. ‘스물세 번째 고양이’라는 뜻을 가진 애칭 이삼으로 불린다. 평소 고양이들이 말썽을 부리면 “이놈의 똥괭이들”이라고 하던 말버릇이 생각나 자연스레 채널 이름을 ‘22똥괭이네’로 지었다.

이삼님의 에세이 전문은 <라이프앤도그> 22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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