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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함께 출근하는 사람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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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ogueMaster 작성일16-09-20 17:28 조회2,9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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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함께 출근하는 사람들 (3)

일터라는 공적인 공간을 반려견이라는 가장 사적인 존재와 공유하는 것. 얼핏 통제 불능의 난장판을 상상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기우일 뿐. 반려견은 존재 자체만으로 우리가 생각한 이상의 큰 힘을 발휘하니까.

  • EDITOR PARK SO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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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STUDIO
최지연 & 봉구

종로구 혜화동의 고즈넉한 골목에 자리한 ‘1901스튜디오’. 여기엔 스튜디오의 주인장인 최지연 작가와 그녀의 반려견 봉구(몰티즈·2세·M)가 있다.

1901스튜디오는 캘리그래피를 중심으로 각종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는 원 맨 스튜디오다. 캔들 컨테이너에 메시지를 쓴 ‘캘리그라피 캔들’을 시작으로 달력, 스티커, 인형, 에이프런 등 최지연 작가가 ‘취미로 삼고 있는’ 갖가지 재주를 활용해 여러 아이템을 만들고 있다. 1901스튜디오의 아이템은 대부분 온라인 숍을 통해 판매하지만 몇몇 오프라인 편집 숍에도 입점이 돼 있다. 그런 만큼 혜화동 스튜디오는 온전히 그녀의 작업실이다. 이곳에서 그녀와 함께 일하는(!) 봉구는 그녀의 첫 반려견. 도봉구에 산다는 이유로 봉구라는 이름을 얻은 이 강아지는 공주님처럼 생긴 여느 몰티즈들과는 달리 씩씩한 용모를 자랑한다. 1년여 전 최지연 작가의 동생이 어머니 생일 선물이라며 데려온 봉구는 그렇게 갑작스레 가족이 됐다. “실은 자기가 기르고 싶어 선물이랍시고 데리고 온 거죠.”

동생의 돌발 행동이 끼친 영향은 꽤 컸다. 적어도 최지연 작가에게만큼은! “원래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강아지나 고양이가 옆에 있다고 해서 남들처럼 ‘와!’ 탄성을 지르거나 하는 편도 아니고요. 그렇다고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편도 아니었어요. 그저 무감정했달까. 별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 그녀가 봉구를 만나고부터 완전히 변했다. “막상 봉구를 기르게 되니, 정말 예쁘더라고요. 저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봉구에 매료됐죠. 봉구 덕분에 다들 귀가도 빨라지고 휑한 집에 활기가 생기더라고요.”

이제 그녀에겐 봉구를 데리고 일터에 나가는 것조차 자연스러운 일과가 됐다. 가족이 모두 출근한 낮 시간 혼자 있을 봉구가 외롭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워 시작한 일이다. “일하는 걸 방해하기 일쑤예요. 고양이들처럼 모니터 앞에 앉거나 마우스 위에 놓인 손을 물거나 해요. 아무것도 못하게 말이죠(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구는 작업실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 재간둥이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작업실 온도는 천양지차. “봉구가 있으면 확실히 분위기가 새롭게 환기되는 등 좋은 점이 많아요. 일단 저도 이 혼자만의 공간이 덜 외롭게 느껴지고요.”

봉구와 함께 일하면서부터 최지연 작가는 자신의 지난 ‘결정’에 보다 확신을 갖게 되기도 했다. “스튜디오를 오픈하기 전 직장 생활을 오래했어요. 캘리그래피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한 후 직장 생활을 접었죠. 회사에 다닐 때는 아무래도 봉구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었어요. 미용을 한번 시키려 해도 쉽게 짬을 내지 못했죠. 그 점이 늘 아쉬웠어요. 지금 이 일을 하고 나서는 그렇지 않아서 좋아요. 스케줄 조절이 자유롭고 그만큼 봉구와 시간을 보내기에도 편하죠.” 활동적인 봉구 역시 최지연 작가와 함께할 수 있는 지금이 좋은 듯. “틈만 나면 자신의 옷을 입에 물고 와서는 보채요. 산책 나가자고.”

앞으로 최지연 작가는 봉구에게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 제품을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구체적인 윤곽은 아직 그리지 못한 상태지만, 손재주 많은 최지연 작가라면 오래지 않아 그럴듯한 무언가를 뚝딱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1901스튜디오에서 봉구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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